전력 기초이론중급

전선

전류를 흐르게 하는 도체(주로 구리·알루미늄)에 절연 피복을 입힌 것으로, 절연선만으로 된 '전선'과 그 절연선들을 외피(시스)로 한 번 더 감싼 '케이블'로 크게 나뉩니다.

왜 중요한가

전선 선정은 화재·감전·차단기 오동작과 직결되는 안전의 출발점입니다. 굵기(SQ)·종류·허용전류·전압강하를 잘못 잡으면 그대로 과열·소손 사고로 이어집니다. 특히 현장에는 2004년 이전의 구(舊)규격(mm)과 KEC/IEC 신규격(SQ)이 섞여 있어, 노후 전선 식별과 교체 굵기 산정에서 실무자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영역입니다. 굵기·종류·색상·접지선 산정은 모두 KEC와 전기설비기술기준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있으므로, 관행이나 색만 믿지 말고 기준으로 검증하는 습관이 사고를 막습니다.

개념과 원리

전선의 구조: 도체·절연·시스

전선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①도체(conductor): 실제로 전류가 흐르는 금속으로, 옥내 배선은 도전율이 높은 구리(연동선)를 주로 쓰고, 가공 송배전선·대용량 간선에는 가볍고 값싼 알루미늄(또는 강심 알루미늄 ACSR)을 씁니다. 같은 굵기라면 구리가 알루미늄보다 허용전류가 큽니다(알루미늄은 약 80% 수준). ②절연체(insulation): 도체를 감싸 누설·감전·단락을 막는 피복으로, PVC(염화비닐), 가교폴리에틸렌(XLPE), 친환경 난연 폴리올레핀 등이 쓰입니다. ③시스/외피(sheath): 절연된 심선들을 한 번 더 묶어 기계적·환경적으로 보호하는 바깥 껍질입니다.

전선 굵기는 도체의 '단면적'으로 표현하며 단위는 mm²(현장 구어로 'SQ', square)입니다. 예를 들어 6SQ는 도체 단면적이 6mm²라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단선의 '지름(mm)'으로 표기했기 때문에(예: 1.6mm, 2.6mm) 신·구 규격이 섞여 혼란이 생깁니다. 절연체에는 보통 정격전압이 함께 표기되며(예: 450/750V), 앞 숫자는 대지 간, 뒤 숫자는 선간 허용전압을 의미합니다.

전선 vs 케이블 vs 코드의 정확한 구분

셋을 가르는 정확한 기준은 '심수'가 아니라 '외피(시스) 유무와 용도'입니다. ①전선(절연전선): 도체에 절연 피복만 입힌 것으로, 단독 외피가 없습니다. 옥내 배선용 IV·HIV·HFIX 단심이 대표입니다. 보통 금속관·합성수지관·몰드 등 보호 경로 안에 넣어 포설합니다. ②케이블: 절연된 심선(들)을 외장 시스로 한 번 더 감싼 것으로, 외피 자체가 보호 기능을 하므로 노출·매설·직매 포설이 가능합니다. CV·VV·VCT가 대표입니다. ③코드(cord): 가요성을 극대화한 이동·기기 접속용 전선으로, 가전제품 전원코드·평형 코드(이른바 '로맥스')가 여기 속합니다.

흔한 오해가 '케이블=여러 심선'인데, 케이블은 1심(1C) 제품도 있습니다(예: CV 1C 여러 가닥을 모아 대용량 간선 구성). 따라서 심선 개수가 아니라 외피로 한 번 더 감쌌는지로 판단해야 합니다. 또 코드류(로맥스 포함)는 가요성·이동용이라 KEC상 옥내 고정배선용으로 부적합하며, 고정배선에 쓰였다면 전선/케이블로 교체 대상입니다.

종류별 용도: IV·HFIX·CV·VCT·코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종류를 용도로 정리합니다. ▸IV(비닐절연전선)·HIV(내열비닐절연전선): 옛 옥내 배선용 단심 전선. 현재는 화재 시 유독가스가 적은 친환경 난연 HFIX(450/750V 저독성 난연 폴리올레핀 절연전선)로 사실상 대체되었습니다. 신규·교체 공사에서는 HFIX가 표준입니다. ▸HFIX: IV/HIV의 대체품으로 옥내 분기·기기 배선의 기본 단심 전선. ▸CV(가교폴리에틸렌 절연 비닐시스 케이블): 절연 내열성이 우수해 간선·인입·고용량 회로에 폭넓게 쓰입니다. 난연 강화품은 F-CV, 내화/내열 케이블은 TFR-CV(트레이 난연) 등으로 표기됩니다. ▸VV(비닐절연 비닐시스 케이블): 저압 옥내·옥외 일반 배선용 케이블. ▸VCT/VCTF(비닐 캡타이어 케이블): 유연성이 커 이동·기기·임시 배선용. ▸로맥스/평형 코드: 가전·조명 접속용 코드류로 고정배선 부적합.

선정 원칙은 '용도와 환경에 맞는 절연·시스를 먼저 고르고, 굵기를 계산으로 확정'하는 순서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건축물·지하·피난 경로에는 화재안전을 위해 난연/내화 등급 케이블 사용이 요구됩니다.

구(舊)규격 mm ↔ 신규격 SQ 환산

2004년 IEC 규격 통일로 전선 단면적이 SQ(mm²) 체계로 바뀌면서, 옛 mm 표기 전선을 신규격으로 환산하는 표가 실무 필수가 됐습니다. 대표 대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1.6mm→2.5SQ, 2.0mm→4SQ, 2.6mm(연선 5.5SQ)→6SQ, 8SQ→10SQ, 14SQ→16SQ, 22SQ→25SQ, 38SQ→35SQ. 단선 지름(mm)을 단면적(SQ)으로 옮기는 개념입니다.

주의할 점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 25SQ 이하 구간에서는 신규격이 구규격보다 약간 굵어지는 방향으로 정리됐습니다(예: 5.5→6, 22→25). 둘째, 38SQ→35SQ처럼 큰 규격에서는 오히려 신규격 단면적이 살짝 가늘어지는 역전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항상 굵어진다'고 외우지 말고, 교체·증설 시에는 환산표를 참고하되 최종적으로 허용전류·전압강하 계산으로 적정성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5.5SQ(IV/HIV)는 단종되어 더 이상 신규로 구할 수 없고 6SQ HFIX로 대체된다는 점도 실무에서 자주 묻는 부분입니다.

굵기 선정 3요소와 전압강하 계산

전선 굵기는 부하전류만 보고 정하지 않습니다. 다음 세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굵기여야 합니다. ①허용전류: 도체가 안전하게 흘릴 수 있는 연속 전류로, 연속부하는 정격의 1.25배 여유를 두고 산정합니다. 시공조건에 따른 전류감소계수(주위온도, 여러 가닥 묶음, 관 내 포설 회로 수)를 곱해 실제 허용전류를 보정해야 합니다. ②전압강하: 거리가 길수록 선로에서 전압이 떨어져 기기 성능 저하·발열이 생기므로 표준전압 대비 일정 % 이내로 제한합니다. ③기계적 강도: 시공·외력에 견딜 최소 굵기 확보.

전압강하 약산식(L: 전선 길이 m, I: 전류 A, A: 단면적 mm²)은 '배선방식'이 아니라 '어떤 기준 회로(전압)를 보느냐'에 따라 계수가 달라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단상 2선식(전선 2가닥, 부하전압 기준): e = 35.6·L·I / (1000·A). ▸단상 3선식 및 3상 4선식(둘 다 상-중성선 220V 기준): e = 17.8·L·I / (1000·A) — 즉 17.8은 '3상4선식 전용 계수'가 아니라 중성선이 있는 1상-중성선 기준 계수이며, 단상3선식과 동일합니다. ▸3상 3선식(선간 380V 기준): e = 30.8·L·I / (1000·A). 이 식을 단면적 A에 대해 풀어, 허용 전압강하(%) 이내가 되는 최소 굵기를 구합니다.

주의할 점은 같은 3상4선식이라도 '선간(380V) 부하'를 보면 3상3선식과 같은 30.8을, '상-중성선(220V) 부하'를 보면 17.8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17.8은 어디까지나 상-중성선 기준일 때만 성립합니다. 멀고 큰 부하의 간선은 허용전류보다 전압강하가 굵기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준 회로(전압)에 맞는 계수를 쓰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컨대 상-중성선 220V 회로에 단상2선식 계수 35.6을 그대로 쓰면 굵기를 과대 산정하게 됩니다.

보호협조: 전선 허용전류와 차단기, 그리고 접지선

차단기는 전선을 과전류로부터 보호하는 장치이므로, 원칙은 '전선 허용전류 ≥ 차단기 정격전류'입니다. 차단기가 트립되기 전에 전선이 먼저 타면 보호 자체가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대부하가 78A인 회로에 6SQ(허용전류 부족)가 깔려 있다면 명백한 과부하·과열 상태로, 굵기 상향 교체가 정답입니다. 반대로 차단기 정격을 무시한 채 무작정 굵게 까는 것도 비경제적이고 보호협조가 어긋날 수 있어, '적정 굵기'가 답입니다.

접지선(보호도체)도 굵기 규정이 있습니다. KEC는 상도체 단면적 S에 따라 ▸S ≤ 16mm² → 보호도체 = S ▸16 < S ≤ 35mm² → 16mm² 고정 ▸S > 35mm² → S/2 를 기본으로 하며, 정밀 산정이 필요하면 S = √(I²t)/k 식으로 별도 계산합니다. 접지선은 평상시엔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지락(고장) 시 큰 사고전류를 흘려 차단기를 동작시켜야 하므로, 가늘면 고장 시 끊어지거나 보호에 실패합니다. 한편 KEC에서 옛 1·2·3종 접지 구분은 폐지되고 접지시스템(TN/TT/IT 계통접지)·보호도체 체계로 통합되었습니다.

색상 규정·표기 식별·과열 원인

KEC 표준 색상은 상선 L1=갈색, L2=흑색, L3=회색, 중성선(N)=청색, 보호도체(접지)=녹-황 줄무늬입니다. 다만 노후 설비는 과거 관행으로 색이 뒤섞인 경우가 많으니, 색만 믿지 말고 반드시 검전기·테스터로 상/중성선/접지를 실측 확인한 뒤 결선해야 합니다.

전선 식별의 1차 단서는 피복 인쇄 표기입니다(예: 'HFIX 6SQ', 'F-CV 4C 10SQ', '450/750V'). 글자가 안 보이는 노후선은 도체 지름·심수·외피 구조로 추정합니다. 단심 절연만 보이면 전선(IV/HFIX), 외피 속 여러 심이면 케이블(CV/VV), 평형이면 코드/로맥스로 판단합니다. 또한 단선(도체 1가닥, 소구경 고정배선 유리)과 연선(가는 소선 다발, 굵고 유연해 간선·이동용)은 같은 SQ라도 시공성·허용전류가 달라, 굵은 회로는 연선이나 케이블을 씁니다.

전선 과열·소손의 대표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①굵기 부족에 의한 과부하: 허용전류를 초과해 도체가 발열. ②단자 조임 불량(접촉불량, 현장 용어 '접불'): 접촉저항이 커져 국부 발열이 생기는데, 회로 전류 자체는 크게 늘지 않아 차단기가 트립되지 않은 채 단자·피복만 녹는 전형적 사례입니다. 그래서 유지보수의 핵심이 단자 조임(토크) 점검과 열화상 진단입니다. 남는 전선을 코일처럼 감아두면 방열이 나빠지고(전류감소계수 적용 대상) 교류에서는 인덕턴스 영향까지 더해져 같은 전류에도 온도가 더 올라가므로, 반드시 펼쳐서 정리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흔한 오개념 바로잡기

  • 통념'5.5SQ' 전선은 지금도 그대로 구입한다.
    사실구규격 5.5mm²(IV/HIV)는 2004년 IEC 규격화로 단종되었고, 현재는 6SQ HFIX 등 신규격으로 대체됩니다.
  • 통념케이블은 무조건 심선이 여러 가닥이다.
    사실케이블은 외피(시스)로 한 번 더 감싼 것을 말하며, 1심(1C) 케이블도 있습니다. 구분 기준은 심수가 아니라 외장 유무입니다.
  • 통념전선은 굵을수록 무조건 좋다(과하게 굵게 깔면 안전하다).
    사실차단기 정격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굵으면 보호협조가 어긋나거나 비경제적입니다. '허용전류 ≥ 차단기 정격'을 만족하는 적정 굵기가 정답입니다.
  • 통념차단기가 안 떨어졌으니 과부하는 아니다.
    사실단자 접촉불량(접불)으로 인한 국부 발열은 회로 전류를 크게 늘리지 않아, 차단기가 트립되지 않은 채 단자·피복만 녹을 수 있습니다.
  • 통념접지선은 평소 전류가 안 흐르니 가늘어도 되고 피복이 벗겨져도 무해하다.
    사실접지선(보호도체)은 지락 시 큰 사고전류를 안전하게 흘려 차단기를 동작시켜야 하므로 상도체에 비례한 규정 굵기가 필요합니다. 가늘면 고장 시 끊기거나 보호가 실패합니다.
  • 통념전압강하 계수 17.8은 3상4선식만의 고유 계수다.
    사실17.8은 '상-중성선(220V) 기준' 계수로, 단상3선식과 3상4선식이 동일하게 씁니다. 즉 배선방식이 아니라 기준 회로(전압)로 정해지며, 단상2선식은 35.6(부하전압 기준), 3상3선식은 30.8(선간 380V 기준)을 씁니다. 같은 3상4선식이라도 선간 부하를 보면 30.8을 써야 합니다.

현장 실무 팁

  • 노후 분전반 점검 시 피복 인쇄 표기를 먼저 읽고, 안 보이면 도체 지름·외피 구조로 IV/HFIX/CV/로맥스를 추정하세요. IV·HIV가 보이면 친환경 난연 HFIX로 교체를 검토합니다.
  • 단자 발열·소손이 의심되면 전류 측정과 함께 단자 조임 토크 점검을 우선하세요. '접불(접촉불량)'은 차단기 트립 없이 단자만 녹이는 대표 원인이며, 열화상 카메라가 가장 빠른 진단 도구입니다.
  • 굵기 산정은 허용전류만 보지 말고 거리(전압강하)와 묶음·관내 포설(전류감소계수)을 함께 보세요. 멀고 굵은 간선은 전압강하가 굵기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전압강하 계수는 '배선방식'이 아니라 '기준 회로(전압)'로 고르세요. 부하전압 기준 단상2선식 35.6, 상-중성선(220V) 기준 단상3선식·3상4선식 17.8, 선간(380V) 기준 3상3선식 30.8입니다. 3상4선식이라도 선간 부하를 보면 30.8을 써야 합니다.
  • 상·중성선·접지는 색만 믿지 말고 검전기와 테스터로 반드시 실측 확인한 뒤 결선하세요. 노후 설비는 색 규정이 안 지켜진 경우가 흔합니다.
  • 남는 전선은 절대 코일처럼 감아두지 말고 펼쳐서 정리하세요. 방열 저하로 허용전류가 떨어져 과열 위험이 커집니다.
  • 차단기와 전선은 '허용전류 ≥ 차단기 정격'으로 협조시키고, 주택은 산업용 대신 주택용 누전차단기를 사용하세요.

※ 본 가이드는 참고용입니다. 실제 현장 적용 시에는 KEC(한국전기설비규정) 등 관계 법규, 제조사 사양, 관할 한전·전기안전공사 기준을 우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