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기초이론중급

용량

전기설비가 안전하게 감당할 수 있는 전력·전류의 한계값으로, 변압기·차단기·전선·콘덴서 등 각 기기를 부하에 맞춰 선정할 때 기준이 되는 수치이다.

왜 중요한가

현장에서 '용량'은 변압기 증설, 차단기·전선 선정, 콘덴서 보상, 계약전력 변경 같은 거의 모든 의사결정의 출발점이다. 용량을 부족하게 잡으면 과부하·발열·화재·트립이 생기고, 과도하게 잡으면 비용 낭비와 경부하 시 진상(콘덴서 과보상)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차단기 용량만 키우면 된다'는 위험한 통념이 만연한데, 차단기와 전선의 정합(整合)을 모르면 전선이 먼저 과열돼 화재로 직결되기 때문에 실무자가 가장 기본이면서도 반복적으로 헷갈리는 핵심 주제다.

개념과 원리

용량이란 무엇인가 - 정격·계약·설비용량의 구분

'용량'은 한 단어지만 현장에서는 여러 의미로 쓰인다. 가장 기본은 정격용량(rated capacity)으로, 기기 명판(name plate)에 표기된 그 기기가 연속으로 감당하도록 설계된 한계값이다. 변압기는 kVA, 모터는 kW, 차단기는 정격전류 A와 차단용량 kA, 콘덴서는 kVar로 표기한다.

이와 구분해야 할 것이 설비용량과 계약전력이다. 설비용량은 설치된 전기기기 정격의 단순 총합이고, 계약전력(계약용량)은 한전과 약정한 사용 한계로 기본요금 산정의 기준이 된다. 설비용량이 커도 실제 피크 사용이 작으면 계약전력은 그보다 낮게 잡을 수 있다.

핵심 원리는 '용량은 부하에 정합(matching)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하전류 ≤ 보호기기(차단기) 정격 ≤ 전선 허용전류라는 부등식이 모든 회로에서 성립해야 하며, 이 순서가 깨지면 약한 쪽이 먼저 타게 된다. 전기설비기술기준과 KEC(한국전기설비규정)는 이 정합을 과전류보호 규정으로 강제한다.

변압기 용량 산정 - 수용률·부등률·역률 환산

변압기 용량은 도면의 부하 정격을 단순 합산해서는 안 된다. 모든 기기가 동시에 최대로 돌지 않기 때문이다. 산정 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부하군별로 부하설비용량의 합을 구한다. ②각 부하군에 수용률(demand factor, 동시 사용 비율)을 곱해 최대수요전력을 구한다. ③여러 부하군이면 부등률(diversity factor, 통상 1.1~1.5)로 나눠 합성최대수요전력을 구한다. ④이를 역률로 나눠 kVA로 환산한다.

공식으로 정리하면 변압기[kVA] ≈ (Σ부하×수용률 ÷ 부등률) ÷ 역률 이다. 모터 부하는 입력환산(kW÷효율÷역률)으로 실제 입력전력을 먼저 구한 뒤 합산하는 것이 정확하다.

여기에 장래 증설분과 고조파 여유를 더해 한 단계 위 표준용량(50, 75, 100, 150, 200, 300, 500kVA…)을 선정한다. 효율 측면에서는 유입식이 부하율 약 50%, 몰드식이 약 70% 부근에서 운전 효율이 좋으므로 무조건 크게 잡으면 비용·무부하손 낭비가 된다. 참고로 '몰드변압기 강제풍냉 시 30% 용량 증가'는 과거 관행값으로, 현행 제조사 사양과 KEC 기준으로 재확인이 필요하다.

차단기 정격전류·전선 허용전류의 정합 (KEC)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실수가 트립이 잦다고 차단기만 큰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차단기 용량은 그 뒤에 연결된 전선의 허용전류 이하여야 한다. 전선을 그대로 두고 차단기만 키우면 전선이 정격을 넘는 전류에도 차단되지 않아 과열·화재로 이어진다.

올바른 선정 순서는 ①부하전류(A)를 먼저 구하고 → ②그 전류를 견디는 전선 굵기(허용전류)를 선정한 뒤 → ③전선 허용전류 이하로 차단기를 선정하는 것이다. 즉 '부하전류 ≤ 차단기 정격 ≤ 전선 허용전류'가 성립해야 한다.

KEC 212.4(과부하 보호) 규정은 이를 IB ≤ In ≤ IZ(IB=설계전류, In=보호장치 정격, IZ=전선 허용전류) 및 I2 ≤ 1.45×IZ로 명문화한다.

전선 허용전류는 굵기뿐 아니라 절연물 종류·포설방식(공중·관내·트레이)·주위온도·다회로 보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흔히 인용되는 2.5sq≈20A, 4sq≈30A, 10sq≈50A, 35sq≈100A 같은 값은 특정 조건의 참고치일 뿐이며 반드시 KEC 허용전류표에서 설치조건에 맞춰 확인해야 하는 '조건부 값'이다.

차단용량(kA)과 단락전류·단락용량 계산

차단기 선정에서 정격전류(A)만큼 중요한 것이 차단용량(kA)이다. 둘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정격전류는 평상시 흘릴 수 있는 부하전류의 한계이고, 차단용량은 단락사고 시 흐르는 거대한 단락전류를 안전하게 끊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A만 맞고 kA가 부족하면 사고 시 차단기가 아크를 끊지 못하고 소손·폭발한다.

단락전류는 전원측 변압기 용량·%임피던스(%Z)·전압으로 결정된다. 변압기 용량이 크고 %Z가 작을수록 단락전류가 커진다. 여기서 단락'전류(A)'와 단락'용량(MVA·kVA)'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단락전류] 단락전류 Is는 정격전류 In을 %임피던스로 나누되, %Z는 백분율이므로 100을 곱해야 한다. • 백분율로 쓸 때: Is = In × (100 ÷ %Z) [A] (예: In=100A, %Z=4%면 Is = 100 × 100/4 = 2,500A) • p.u.(per unit)로 쓸 때: Is = In ÷ Z[p.u.] (여기서 Z[p.u.] = %Z ÷ 100, 즉 4% → 0.04 → Is = 100/0.04 = 2,500A) 주의: %Z를 '4'처럼 백분율 숫자 그대로 나누거나, 반대로 0.04(p.u.)에 ÷를 잘못 적용하면 결과가 100배 어긋난다. 백분율이면 ×100/%Z, p.u.면 ÷Z[p.u.]로 표기를 통일해야 한다.

[단락용량] 단락용량 Ps는 다음과 같이 구한다. • Ps = √3 × 정격전압 × Is [VA] • 또는 기준용량 기준으로 Ps = 기준용량 ÷ %Z[p.u.] = 기준용량 × (100 ÷ %Z) [MVA·kVA] 계통 단락전류를 기준용량으로 역산할 때는 Is = 기준용량 ÷ (√3 × 정격전압 × %Z[p.u.])로 쓰되, 이때 %Z는 반드시 소수(p.u.)값을 넣어야 단위가 맞는다.

[차단기 표기] 차단기 정격차단용량은 Ps = √3 × 정격전압 × 정격차단전류(kA) [MVA]로 표현된다. 선정 원칙은 '계통 예상 단락전류 < 차단기 정격차단전류(kA)'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파워퓨즈·COS·개폐기의 차단·통과 용량도 같은 단락전류 관점에서 검증해야 하며, 예시 수치(예: 500kVA→15~20kA)는 제조사 정격과 실제 계통 단락용량으로 반드시 재확인한다.

진상콘덴서 용량과 직렬리액터 용량

역률 개선용 진상콘덴서 용량을 '무조건 변압기 용량의 4%'로 다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다. 정확히는 개선 전·후 목표역률을 정하고 다음 식으로 계산한다.

Qc = P × (tanθ1 − tanθ2) [kVar] (P=유효전력 kW, θ1=개선 전, θ2=개선 후 위상각)

변압기 용량 기준 관행값(500kVA 이하 약 5%, 500~2000kVA 약 4%, 2000kVA 이상 약 3%)은 설계 초기의 어림치일 뿐이다. 이미 역률이 90% 이상인데 콘덴서를 더 달면, 경부하 시 진상(leading)이 걸려 전압 상승·계통 불안정을 유발하므로 현재 역률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직렬리액터(SR)는 콘덴서 용량의 6%가 기본값이다(변압기 용량 기준이 아님). 이 6%는 5고조파를 대상으로 한 이론값이며, 3고조파까지 고려하거나 전압변동·여유를 감안하면 실무에서는 13%를 적용한다(시중 제품도 6% 또는 13% 사양으로 나온다). 고조파가 많은 계통에 직렬리액터 없이 콘덴서만 투입하면 공진으로 콘덴서가 소손될 수 있다.

비상전원·모터·분기회로의 용량 검토

UPS 용량은 백업 부하의 정격합(kVA)에 50% 안팎 여유를 두고, 정격의 60~70% 이내로 운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주의할 점은 백업시간이다. 백업시간은 'UPS용량÷부하'가 아니라 축전지 용량(Ah)이 좌우한다. UPS의 kVA는 순간 공급능력일 뿐이고,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는 배터리 Ah로 결정된다.

비상발전기는 비상부하 정격합에 모터 기동전류 계수(PG3 등)를 반영해 1대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모터 기동방식별로 필요 용량이 다른데, 직입(DOL) 기동은 정격의 5~7배 기동전류가 흐르므로 큰 용량이 필요하고, Y-Δ·리액터·오토트랜스·인버터(VVVF) 기동은 기동전류를 낮춰 용량 부담을 줄인다. 인버터·오토트랜스 적용 시 모터 용량의 1.2~1.8배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분전반·멀티탭 회로도 용량 정합이 핵심이다. 멀티탭이 뜨겁거나 녹는 것은 대개 정격(보통 15A 부근) 초과나 체결 불량이지 차단기 용량 문제가 아니다. 차단기를 키우면 전선이 먼저 탄다. 부하를 분기로 분산하고 정격에 맞는 굵은 케이블을 쓰며, 접속부 조임·압착 상태를 열화상으로 점검하는 것이 정답이다.

자주 묻는 질문

흔한 오개념 바로잡기

  • 통념차단기가 트립되면 용량 큰 차단기로 교체하면 된다.
    사실전선 허용전류를 넘는 차단기는 전선 과열·화재를 부른다. '부하전류 ≤ 차단기 정격 ≤ 전선 허용전류' 순으로 정합해야 하고(KEC 212.4), 원인이 과부하인지 누전인지부터 측정해야 한다.
  • 통념진상콘덴서는 무조건 변압기 용량의 4%로 단다.
    사실개선 목표역률에 따라 Qc = P(tanθ1 − tanθ2)로 계산한다. 변압기 용량 기준 %값(5/4/3%)은 설계 초기 참고치일 뿐이며, 과보상 시 경부하에서 진상이 걸린다.
  • 통념직렬리액터는 변압기 용량의 6%다.
    사실콘덴서 용량의 6%다(3고조파까지 고려하면 13%). 변압기 용량 기준이 아니다.
  • 통념용량(정격전류 A)만 맞으면 차단기 선정은 끝이다.
    사실단락사고를 끊는 차단용량(kA)이 계통 예상 단락전류보다 커야 한다. 정격전류(A)와 차단용량(kA)은 별개의 개념이다.
  • 통념단락전류는 정격전류를 %Z(예: 4)로 그냥 나누면 된다.
    사실%Z는 백분율이므로 Is = In × 100/%Z [A]로 계산한다(예: %Z=4%면 In의 25배). p.u.로 쓰려면 Z[p.u.]=%Z/100(0.04)로 변환해 Is = In ÷ Z[p.u.]로 나눠야 하며, 백분율 숫자 그대로 나누면 결과가 100배 어긋난다. 단락전류(A)와 단락용량(MVA)도 구분해야 한다.
  • 통념도면의 부하 정격을 모두 더하면 변압기 용량이다.
    사실동시사용을 반영한 수용률·부등률을 적용해 합성최대수요전력으로 산정한다. 단순 합산은 과대 선정을 부른다.
  • 통념UPS 백업시간은 UPS용량÷부하로 계산한다.
    사실백업시간은 축전지 용량(Ah)이 좌우한다. UPS의 kVA는 순간 공급능력을 뜻할 뿐이다.
  • 통념멀티탭이 뜨거우면 차단기를 키우면 된다.
    사실정격 초과·체결불량이 원인이다. 부하 분산과 정격에 맞는 굵은 케이블·멀티탭 사용이 답이며, 차단기를 키우면 전선이 먼저 탄다.

현장 실무 팁

  • 용량 문제가 의심되면 추측 전에 후크미터로 실제 전류부터, 절연저항계로 누전부터 측정한다. 트립 원인이 과부하인지 누전인지 먼저 가른다.
  • 차단기 교체 시 반드시 2차측 전선 굵기를 먼저 확인한다. 전선이 약하면 차단기를 키우지 말고 전선부터 교체하거나 부하를 분기로 분산한다.
  • 변압기 용량은 부하율 효율구간(유입식 약 50%, 몰드식 약 70%)과 고조파·장래증설 여유를 함께 본다. 과대 선정은 비용·손실 낭비다.
  • 콘덴서는 현재 역률을 먼저 측정해 목표역률 기준으로 계산한다. 역률 90% 이상이면 추가 설치 시 경부하 진상 위험을 점검한다.
  • 단락전류는 Is = In × 100/%Z(백분율) 또는 Is = In ÷ Z[p.u.](Z[p.u.]=%Z/100)로 단위를 통일해 계산한다. %Z를 백분율 숫자 그대로 나누면 100배 틀린다.
  • 발열·녹음 단자는 용량 외에 체결(조임)·압착 불량을 의심하고, 열화상 카메라로 접속부 발열점을 확인한다.
  • 단락용량 검토를 빠뜨리지 않는다. 차단기 A만 보고 kA를 안 보면 사고 시 차단 실패·폭발 위험이 있다.
  • 부하 정격을 모를 때는 차단기 트립값을 최대로 가정해 보수적으로 용량을 산정한 뒤 수용률을 적용한다.

※ 본 가이드는 참고용입니다. 실제 현장 적용 시에는 KEC(한국전기설비규정) 등 관계 법규, 제조사 사양, 관할 한전·전기안전공사 기준을 우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