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파
고조파(harmonic)는 상용주파수 60Hz(기본파)의 정수배(120Hz·180Hz…) 주파수를 갖는 전류·전압 성분으로, 비선형 부하 때문에 정현파가 일그러져(왜형파) 생기는 대표적 전력품질 저하 요소다.
왜 중요한가
고조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성선·변압기·콘덴서·리액터의 과열과 소손, 누전차단기 오동작, GPT 중성점·CLR 발열, 역률 저하, 통신·제어기기 오작동 같은 실제 사고로 직결된다. 특히 LED·인버터·SMPS·UPS·SCR처럼 정류회로를 가진 비선형 부하가 폭증하면서, 일반 후크메터(60Hz용)로는 잡히지 않는 전류가 흘러 원인 불명의 발열·트립을 일으킨다. 전기안전관리자가 진단(PQA 측정)과 대책(중성선 증대·직렬리액터·영상고조파필터·동조필터·K정격 변압기)을 세우려면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핵심 주제다.
개념과 원리
고조파의 정의와 차수 - 기본파·정현파·왜형파의 관계
전력계통의 정상 파형은 60Hz의 깨끗한 정현파(sine wave)다. 이 60Hz를 '기본파(fundamental)'라고 한다. 고조파는 이 기본파 주파수의 정수배 성분을 말한다. 2차 고조파는 120Hz, 3차는 180Hz, 5차는 300Hz, 7차는 420Hz 식으로, n차 고조파의 주파수는 60×n [Hz]이다. 실무에서 보통 2차부터 50차(3000Hz)까지를 분석 대상으로 본다.
파형 측면에서 보면, 깨끗한 기본파 정현파에 여러 차수의 고조파가 더해지면(합성되면) 파형이 찌그러진다. 이 찌그러진 파형을 '왜형파(distorted wave)'라고 한다. 즉 '왜형파 = 기본파 + 고조파들의 합'이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푸리에(Fourier) 분석으로 어떤 왜형파든 기본파와 각 차수 고조파의 합으로 분해할 수 있다.
전류가 전압에 정비례하는 선형부하(순수 저항·일반 전동기 등)는 정현파 전류를 만들지만, 전류와 전압이 비례하지 않는 비선형부하는 왜형파 전류를 만든다. 일그러진 정도를 한 숫자로 나타낸 지표가 THD(Total Harmonic Distortion, 총고조파왜형률)이며, 전류 THD_I = √(I₂²+I₃²+…+I₅₀²)/I₁ × 100[%]로 계산한다(I₁은 기본파, I₂~는 각 차수 고조파의 실효값). 전압 THD도 같은 방식이다.
차수에는 규칙성이 있다. 반파대칭(양·음 반주기가 대칭)인 부하에서는 짝수차(2·4·6차…)가 거의 상쇄되어 작고, 홀수차(3·5·7·11·13차…)가 지배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현장에서 문제되는 것은 대부분 홀수차, 그중에서도 3·5·7차다.
고조파 발생원 - 비선형 부하
고조파는 전류와 전압이 비례하지 않는 '비선형 부하'에서 발생한다. 핵심은 대부분의 전자기기가 입력단에 정류회로(다이오드 브리지+평활콘덴서)나 위상제어 소자를 갖고 있어, 전압 정점 부근에서만 펄스 형태로 전류를 끌어쓰기 때문이다. 이 펄스 전류를 푸리에 분해하면 다량의 고조파가 검출된다.
대표적 발생원은 다음과 같다. (1) SMPS(스위칭 전원)를 쓰는 LED 조명·컴퓨터·서버·TV·충전기, (2) 인버터(VVVF) 구동 전동기·펌프·팬, 태양광·ESS용 PCS(인버터), (3) UPS, (4) SCR·다이오드 위상제어 정류기, 전기로(아크로), (5) 방전등(형광등·수은등·나트륨등) 안정기 등이다.
부하 종류마다 잘 나오는 차수가 다르다. 단상 정류부하(LED·PC·SMPS)는 3차(영상분)가 강하게 나오고, 3상 6펄스 정류기·인버터는 5차·7차가 지배적이며 11·13차도 동반한다(6펄스의 고조파 차수는 6k±1, 즉 5·7·11·13…). 발생원의 종류와 펄스 수를 알면 어떤 차수가 문제인지, 따라서 어떤 대책(영상필터냐 직렬리액터냐 동조필터냐)이 맞는지 가늠할 수 있다.
영상분 고조파(3·9·15차)와 중성선 과전류 - 평형으로도 못 막는 이유
3상4선식(380/220V) 계통에서 R·S·T 세 상의 기본파 전류는 서로 120도씩 위상이 어긋나 있다. 부하가 평형이면 중성선(N)에서 세 전류의 벡터 합이 0이 되어 중성선에는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 이것이 3상4선식이 중성선을 가늘게 써도 되는 원리다.
그런데 3의 배수 차수 고조파(3·9·15·21차…)는 사정이 다르다. 3차를 예로 들면, R상 기본파가 120도 어긋나도 그 3배 주파수인 3차 성분은 360도(=0도) 어긋난 셈이 되어 R·S·T 세 상의 3차 고조파가 모두 같은 위상(동상)이 된다. 이렇게 세 상에서 위상이 같은 성분을 '영상분(zero-sequence)'이라 부른다. 동상 성분은 중성선에서 상쇄되지 않고 그대로 산술 합산된다. 결과적으로 중성선에는 한 상 3차 전류의 약 3배가 흐른다.
그래서 부하를 아무리 완벽하게 평형으로 맞춰도, 단상 정류부하(LED·PC 등)가 많은 계통에서는 중성선 전류가 오히려 상전류보다 커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때 가늘게 설계된 중성선이 과열·소손되고, 절연열화·화재로 이어진다. 현장에서 '부하 불평형도 아닌데 중성선만 뜨겁다'면 영상분 고조파를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한다. 대책은 부하 평형이 아니라, 중성선을 상도체의 1.5~2배 굵기로 시공하거나(설계 단계), 영상고조파 필터 설치, K-factor 변압기 적용이다.
변압기 델타(Δ) 결선의 3배수 고조파 순환 - '제거'가 아니라 '가둠'
변압기 권선을 델타(Δ, 삼각) 결선하면 3배수(영상분) 고조파에 대한 폐회로가 만들어진다. 영상분은 세 상이 동상이므로 델타 권선 안에서 한 방향으로 돌 수 있는 순환전류(circulating current)가 되어, 델타 권선 내부를 빙빙 돌며 외부 계통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Δ-Y 변압기는 3차 고조파를 잡아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제거(소멸)'가 아니라 '가둠(순환)'이다. 3배수 고조파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고 델타 권선에서 순환전류로 남아 권선을 발열시킨다. 고조파원이 심한 계통에서는 이 순환전류 자체가 변압기 과열의 원인이 되므로, 권선·중성선을 더 굵게 만든 K정격(K-factor) 변압기가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한계는, 델타가 잡아주는 것은 오직 3배수(영상분)뿐이라는 점이다. 5·7·11·13차 같은 비3배수 고조파는 영상분이 아니라 정상분·역상분이어서 델타 권선에서 순환하지 않고 계통으로 그대로 통과한다. 따라서 '변압기를 델타로 했으니 고조파 걱정 없다'는 생각은 틀렸고, 비3배수는 별도 대책(직렬리액터·동조필터·능동필터)이 필요하다.
비3배수 고조파(5·7·11·13차) 대책 - 직렬리액터(디튜닝)와 동조필터(흡수)의 구분
역률개선용 진상콘덴서는 고조파에 취약하다. 콘덴서의 용량성 리액턴스 Xc = 1/(2πfC)는 주파수 f가 높아질수록 작아진다. 즉 고차 고조파일수록 콘덴서가 '저항이 낮은 통로'처럼 보여 고조파 전류가 콘덴서로 집중 유입된다. 그 결과 콘덴서가 과전류·과열·소손되고, 재점호(재점화) 현상이나 계통 인덕턴스와의 병렬공진으로 특정 차수 고조파가 오히려 증폭되는 사고가 난다.
이를 막는 표준 대책이 콘덴서에 직렬리액터(SR, Series Reactor)를 직렬로 다는 것이다. 직렬리액터의 유도성 리액턴스를 더하면, 콘덴서 회로가 일정 차수 이상에서 전체적으로 유도성(inductive)이 되어 고조파 유입과 병렬공진을 회피한다. 여기서 핵심은 직렬리액터가 '특정 차수를 흡수하는 필터'가 아니라 '공진점을 의도적으로 낮춰 공진을 피하는 디튜닝(detuning) 리액터'라는 점이다. 리액터 동조비(%)와 회로의 직렬공진차수 n의 관계는 n = 1/√p (p는 리액터 리액턴스/콘덴서 리액턴스 비율)이다.
5차 공진을 피하려면 이론상 4%면 되지만(n=1/√0.04=5), 계통 인덕턴스 여유·제작오차·온도변화를 고려해 실무 표준은 6%를 쓴다(6%면 공진차수 약 4.08차로 5차보다 충분히 낮아 안전측). 13% 리액터는 6%보다 공진차수를 더 낮춰(n=1/√0.13≈2.77차) 디튜닝 마진을 더 키운 사양으로, 5차 부하가 매우 크거나 6%로도 공진·과부하 우려가 있을 때 쓴다. 즉 13%는 '7차를 표적으로 잡는 동조'가 아니라 공진차수를 약 2.8차까지 더 내려 5차 이상 전 대역에서 안전측으로 디튜닝하는 것이다.
반대로 특정 차수(예: 7차)를 표적으로 흡수하려면 직렬리액터가 아니라 별도의 동조필터를 써야 한다. 7차 동조 수동필터(LC를 공진차수 약 7로 동조시켜 7차 전류를 저임피던스 경로로 흡수)나 능동필터(APF, Active Power Filter)가 그것이다. 정리하면 직렬리액터=공진 회피(디튜닝), 동조필터·APF=특정 차수 흡수로 역할이 명확히 다르며 혼동하면 안 된다.
적용 원칙은, 저압 자동역률조정(APFC)반은 직렬리액터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조파가 심하면 설치하고, 고압 콘덴서반은 직렬리액터 설치가 원칙이다. 또한 직렬리액터(디튜닝)·동조필터 모두 5·7차 같은 비3배수 대응 수단이며, 3배수(영상분)는 이들로 잡히지 않고 델타결선·영상고조파 필터로 처리한다는 점도 혼동하면 안 된다.
측정·진단과 적용 기준 - PQA, 표피효과, IEEE 519
고조파는 일반 클램프(후크)미터로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일반 후크메터는 60Hz 기본파 실효값을 읽도록 설계되어 차수별 고조파 성분을 분해하지 못한다(True-RMS 계기라도 차수별 스펙트럼은 못 본다). 정확한 진단은 전력품질분석기(PQA, Power Quality Analyzer)로 THD, 차수별 스펙트럼, 중성선 전류, 역률 등을 동시 측정해야 한다. 다만 고조파 전류도 실제로 흐르는 전류이므로, 도체·중성선 과열 같은 간접 징후로 의심을 시작할 수는 있다.
표피효과(skin effect)는 고조파 발열을 키우는 물리현상이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전류가 도체 표면으로 몰려 실효 단면적이 줄고 실효저항이 커진다. 따라서 같은 실효값이라도 고조파 성분은 60Hz보다 도체(전선·중성선·권선)를 더 많이 발열시킨다. 변압기·전선의 디레이팅(허용전류 저감)을 산정할 때는 표피효과뿐 아니라 와전류손 증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이를 정량화한 것이 변압기 K-factor 개념이다. 고조파가 많은 부하를 공급하는 변압기는 정격보다 용량을 낮춰(디레이팅) 쓰거나 K정격품을 선정한다.
관리 기준으로는 국제적으로 IEEE 519가 전압·전류 왜형률 한계를 제시하고(예: 일반 저압계통 전압 THD 권장 한계 5% 등), 국내는 한전의 '전기품질 기준'과 송배전용 전기설비 이용규정에서 고객 측 고조파 유출 한계를 규정한다. 또한 KEC(한국전기설비규정)와 전기설비기술기준은 중성선 단면적 선정 시 고조파(영상분)에 의한 중성선 전류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어, 고조파 부하 비중이 높은 계통은 중성선을 상도체와 같거나 더 굵게 설계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흔한 오개념 바로잡기
- 고조파와 고주파는 같은 말이다.고조파는 60Hz의 정수배(저차, 보통 수백 Hz대) 전력 성분이고, 고주파는 kHz~MHz대의 통신·노이즈 영역이다. 주파수 대역과 발생 원리가 다른 별개 개념이다.
- 3상 부하를 평형으로 맞추면 중성선 전류는 0이 된다.기본파·불평형 성분만 0에 가까워질 뿐, 3배수(영상분) 고조파는 세 상이 동상이라 평형 상태에서도 중성선에 합산되어 흐른다. 오히려 단상 정류부하가 많으면 중성선 전류가 상전류보다 커질 수 있다.
- 변압기 1차를 델타로 하면 고조파가 없어진다(제거된다).3배수 고조파를 델타 권선 내부에서 순환시켜 외부 유출을 막을 뿐 소멸시키는 게 아니며, 순환전류만큼 권선이 발열한다. 5·7차 등 비3배수는 델타로 잡지 못한다.
- 13% 직렬리액터는 7차 고조파를 표적으로 잡는(흡수하는) 필터다.직렬리액터는 특정 차수를 흡수하는 동조필터가 아니라 공진점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디튜닝 장치다. 동조비 p와 공진차수 n은 n=1/√p 관계로, 13%의 공진차수는 1/√0.13≈2.77차다. 즉 13%는 6%(약 4.08차)보다 공진차수를 더 낮춰 디튜닝 마진을 키운 사양일 뿐 7차 동조가 아니다. 7차를 표적 흡수하려면 7차 동조 수동필터(공진차수≈7)나 능동필터(APF)를 써야 한다.
- 일반 후크메터(클램프)로 고조파를 측정할 수 있다.후크메터는 60Hz 기본파용이라 차수별 고조파를 분해하지 못해 부정확하다. 차수별 스펙트럼·THD 측정은 전력품질분석기(PQA)가 필요하다.
- 역률개선 콘덴서를 많이 달면 고조파도 줄어든다.콘덴서는 고조파에 취약해 고차로 갈수록 고조파 전류가 몰려 공진·과전류·소손으로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직렬리액터(통상 6%)를 함께 달아야 안전하다.
- CLR/GPT 발열은 무조건 지락이다.비접지 계통에서 인버터 가동 시에만 발열·전압이 나타나면 영상분 고조파 순환에 의한 발열일 수 있다. 실지락과 구분하려면 인버터 ON/OFF별로 PQA 측정해 확정해야 한다.
- 3고조파는 +,- 합치면 0이라 선형부하다.3고조파는 반파대칭일 수 있으나 이는 비선형 부하에서 나오는 고조파 성분이며, 영상분으로 중성선에 누적되는 문제 성분이다. 파형 대칭 여부와 부하의 선형/비선형은 별개 개념이다.
현장 실무 팁
- 원인 불명의 중성선 과열·전선 발열이 보이면 부하 불평형뿐 아니라 영상분(3배수) 고조파를 의심하라. 중성선 전류를 실측해 상전류보다 크면 영상분 고조파가 유력하다.
- 고조파는 반드시 전력품질분석기(PQA)로 THD와 차수별 스펙트럼을 측정하라. 일반 후크메터 값만 믿지 말 것.
- 3상4선식에서 중성선은 영상분 고조파를 고려해 상도체의 1.5~2배 굵기로 시공하거나(또는 상도체와 동일 이상), K-factor 변압기를 적용하라.
- 역률 콘덴서가 있는 계통에 고조파원이 많으면 직렬리액터(표준 6%, 이론 4%)를 함께 설치해 병렬공진·과전류·콘덴서 소손을 예방하라. 직렬리액터는 공진을 피하는 디튜닝 장치이지 특정 차수 흡수 필터가 아님을 기억하라.
- 특정 차수(예: 7차)를 표적으로 줄여야 하면 직렬리액터(디튜닝)가 아니라 그 차수에 동조시킨 수동 동조필터(공진차수≈해당 차수)나 능동필터(APF)를 선정하라. 13% 리액터는 공진차수를 약 2.8차로 더 낮춘 디튜닝 사양일 뿐 7차 흡수용이 아니다.
- 대책은 발생원 가까이가 효율적이다. 영상고조파 필터·동조필터는 분전반 단위가 경제적일 수 있으나, 대용량은 메인배전반 1대 설치가 비용 대비 유리한지 비교 검토하라.
- 태양광·인버터 현장의 GPT/CLR 발열은 인버터 ON/OFF별로 측정해 지락과 고조파를 구분하고, 필요시 CLR 운전중 개방·인터록·절연형 인버터를 검토하라.
- 경부하 시 진상역률(콘덴서 과보상) 문제는 고조파와 혼동하지 말고, 콘덴서를 분할 투입(APFC)하거나 타이머로 제어하라.
- 변압기를 델타결선했다고 안심하지 말 것. 델타는 3배수만 가두므로 5·7차는 직렬리액터·동조필터로 별도 대응하고, 고조파가 심하면 K정격 변압기로 디레이팅을 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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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가이드는 참고용입니다. 실제 현장 적용 시에는 KEC(한국전기설비규정) 등 관계 법규, 제조사 사양, 관할 한전·전기안전공사 기준을 우선합니다.